“전세금 못 준다”는 집주인, 어쩌죠?
[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이사를 나가도 될까요?]
▶ 안 됩니다.
주택임대차보호법(이하 ‘주임법’)상 임차인은 등기 없이도 임차목적물을 점유하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제3자에 대해서도 임대차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‘대항력’을 취득합니다(주임법 제3조 제1항). 여기에 새로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임차목적물의 환가대금에서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(우선변제권)를 취득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임차인이 저당권을 취득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면 이해가 편합니다(동법 제3조의 2 제2항).
즉, 우선변제권은 ➀ 대항력과 ➁ 확정일자를 갖춰야 하는데, 이 중 대항력은 ㉠ 임차 목적물 점유와 ㉡ 주민등록 둘 다 유지되고 있을 것이 필요하며 둘 중 하나라도 없어지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모두 상실됩니다.
그러므로 이사를 가서 임차주택에 대한 점유를 잃으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모두 잃게 되므로 불가피하게 이사를 하게 되더라도 짐을 한두 개 놔둬서 점유를 유지하고 주민등록도 놔둬야 합니다. 보증금을 전부 반환받기 전까지는 집주인에게 열쇠를 넘겨서도 안 됩니다.
만약 열쇠를 넘기지 않았는데도 집주인이 열쇠를 부수거나 마스터키로 열고 들어가면 주거침입죄(형법 제319조 제1항)까지 성립할 수 있습니다.
[꼭 이사를 가야한다면?]
▶ 이 때는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.
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이사를 나가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더라도 종전에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(동조 제5항).
이 경우 임차인은 점유를 넘긴 상태이므로 전세보증금은 물론 이에 대한 연 5%의 지연이자 및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소요된 비용까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(동조 제8항).
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등기명령이 떨어지기까지 통상 15일 정도가 소요되며 등기가 돼야 효력이 발생하므로 반드시 등기부등본에 기입이 됐는지를 확인한 후에 이사해야 합니다.
[끝내 돌려주지 않는다면?]
▶ 임대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고 판결에 따라 임차주택을 경매 신청해 보증금을 우선 변제 받아야 할 것이나 최소 6개월의 기간 소요를 각오해야 합니다.
* 참고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라 임차권등기가 돼 있는 주택에 등기 후에 들어간 임차인은 점유와 주민등록, 확정일자를 모두 갖춘다 하더라도 소액 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이 없습니다(동조 제6항). 따라서 임차권등기가 된 집은 입주를 꺼리게 돼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. 임차권등기가 돼 있는 집에 들어가려는 소액 임차인(서울시 기준 보증금 1억1000만원, 동법 시행령 제11조)은 이 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.
원하시는 결과를 얻으실 수 있기를 늘 응원합니다.